산길따라...

지리산 천왕봉(1,915m) 거중종주 연하선경(2024.6.15)

다비(旅) 2024. 6. 16. 11:26

여름의 초입, 지리산 주능선 25km의 지리 10경 중 제1경으로 꼽히며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알려진 '연하선경'을 지나는 무박 거중종주(약 20km)에 나섰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에 소재한 거림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해 세석대피소~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을 지나 정상인 천왕봉(1,915m)에서 법계사를 거쳐 중산리로 하산하는 약 11시간의 코스이다.
세석평전~촛대봉~연하봉까지 이어지는 2.6km 구간인 연하선경(煙霞仙境)은 안개와 노을이 아름다운 고요한 풍광을 아우르는 말로 고요한 풍광 속에 신선이 노닌다는 뜻이다.

밤 10시 사당역을 출발한 안내산악회 버스는 2시 반에 거림마을에 도착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드랜턴에 의지해 한 발 한 발 길을 오르다 보면 금세 모자챙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3시간여 6km를 올라 도착한 세석대피소(1,601m)에서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인 뒤 세석평전을 뒤로하고 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통천문을 지나야 천왕봉에 오른다.
제석봉~천왕봉 정상까지 약 1.5km의 구간은 체력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는 깔딱 구간이다.
그러나, 천왕봉 정상에 올라 조망하는 드넓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은 힘겹게 올라온 고통을 모두 잊게 해 주는 압도적인 절경이다.
불어오는 새벽 찬 바람에 잠시 땀을 식히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기 위해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다시는 못 볼 듯, 내려가기가 아까울 만큼 각도를 달리하며 한참 동안 경치 삼매경에 빠져 힐링의 시간을 만끽한 후, 다가올 또 다른 계절의 만남을 기약해 본다.
중산리 하산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 (1,400m)에 위치한 사찰이라는 법계사를 지나 순두류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밤새 고된 산행을 감내해 준 다리 근육을 식혀주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중산리까지 20여 km, 10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한다.

세석대피소(1,601m)
세석평전

장터목대피소(1,670m)

지리산 제1경 연하선경
연하선경에서 보는 천왕봉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

천왕봉(1,915m)

운무에 쌓인 천왕봉 아래 암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