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초입, 지리산 주능선 25km의 지리 10경 중 제1경으로 꼽히며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알려진 '연하선경'을 지나는 무박 거중종주(약 20km)에 나섰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에 소재한 거림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해 세석대피소~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을 지나 정상인 천왕봉(1,915m)에서 법계사를 거쳐 중산리로 하산하는 약 11시간의 코스이다.
세석평전~촛대봉~연하봉까지 이어지는 2.6km 구간인 연하선경(煙霞仙境)은 안개와 노을이 아름다운 고요한 풍광을 아우르는 말로 고요한 풍광 속에 신선이 노닌다는 뜻이다.
밤 10시 사당역을 출발한 안내산악회 버스는 2시 반에 거림마을에 도착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드랜턴에 의지해 한 발 한 발 길을 오르다 보면 금세 모자챙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3시간여 6km를 올라 도착한 세석대피소(1,601m)에서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인 뒤 세석평전을 뒤로하고 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통천문을 지나야 천왕봉에 오른다.
제석봉~천왕봉 정상까지 약 1.5km의 구간은 체력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는 깔딱 구간이다.
그러나, 천왕봉 정상에 올라 조망하는 드넓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은 힘겹게 올라온 고통을 모두 잊게 해 주는 압도적인 절경이다.
불어오는 새벽 찬 바람에 잠시 땀을 식히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기 위해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다시는 못 볼 듯, 내려가기가 아까울 만큼 각도를 달리하며 한참 동안 경치 삼매경에 빠져 힐링의 시간을 만끽한 후, 다가올 또 다른 계절의 만남을 기약해 본다.
중산리 하산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 (1,400m)에 위치한 사찰이라는 법계사를 지나 순두류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밤새 고된 산행을 감내해 준 다리 근육을 식혀주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중산리까지 20여 km, 10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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