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깊어가는 가을, 친우들과의 단풍 나들이 겸 불멍 모임을 서해 변산반도로 정하고 전북 부안으로 향했다.
변산반도는 내변산 직소폭포와 함께 능가산 내소사, 격포항 부근의 채석강으로 유명한 국립공원이다.
특히, 능가산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창건된 사찰로 관음봉 암릉 아래 푸근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천년 고찰이다.
'이 사찰에 오면 새롭게 태어난다'는 뜻의 내소사(來蘇寺) 앞에 붙은 능가산(楞伽山)이 생소하여 사전을 찾아보니 변산(邊山)의 다른 이름이라고 나온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오래 계속되면서 전국적으로 단풍이 늦게 들고 채색도 그다지 곱지가 않은데, 그나마 내소사 입구 600m 전나무 숲길은 제법 단풍이 알록달록 예쁘게 물이 들었다.
내소사 일주문을 지나 단풍나무 길을 따라 천왕문을 통과하면 봉서루를 지나 신령스러운 느티나무가 보이는데 수령이 천년이 되었다는 할머니 당산나무이다.
당산나무는 마을 지킴이로서 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 모셔지는 나무를 말하는데 일주문 앞을 지나면서 보았던 느티나무가 할아버지 당산나무라고 한다.
관음봉 아래 정면에 우뚝 자리 잡은 대웅보전은 1623년(인조)에 중건되었다고 하며, 건축 의장 기법이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깎아 서로 교합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법당 내부의 벽면에 그려진 관세음보살상은 아주 일품인데, 신기하게도 관세음보살님의 눈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움직인다.
왠지 사진을 찍는 게 죄스러운 느낌에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당초에는 내소사를 들러 능가산 정상인 관음봉(425m)까지 산행을 계획했으나 무릎 관절 통증으로 포기하고, 또 언제 일 지모를 다음을 기약하고 내소사 경내를 둘러본 후 내려와 채석강으로 향했다.
채석강은 중생대 백악기의 지층으로 영겁의 세월 속에 바닷물에 침식되어 퇴적한 절벽이 수 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 경이롭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의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흡사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근 10년 만에 다시 찾아 되돌아본 채석강 적벽의 시간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변하고 늙어가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그렇게 친우들과 함께한 2일간의 변산 가을 여행으로 올해 단풍 산행은 마감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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